EVELY TAROT GUIDE · 제18호

궁합 타로의 진실

— 잘 맞는 두 사람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—

가끔 두 분이 나란히 상담실에 앉으실 때가 있습니다. 손을 잡고 와서는 긴장한 얼굴로 묻죠. "저희… 잘 맞나요?" 혼자 오셔서 묻는 분들은 더 많고요. "그 사람이랑 저, 궁합이 어떤가요?" 궁합 — 이 단어에는 오래된 전제가 하나 깔려 있습니다. 두 사람의 맞음과 안 맞음이 어딘가에 점수처럼 정해져 있다는 전제요. 태어난 순간 정해진 값이 있고, 용한 곳에 가면 그 점수를 조회할 수 있다는 생각이죠. 그래서 궁합 리딩을 기대하고 오시는 분들은 대체로 합격 통지서를 기다리는 표정이세요. 그런데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, 타로가 그리는 궁합은 그런 성적표가 아니라는 겁니다. 궁합 자리에 자주 나오는 카드 석 장을 함께 읽어보면 — 카드들은 점수 대신 전혀 다른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. 그리고 마지막에는, 인류가 남긴 가장 아름다운 궁합 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리겠습니다. 죽어서 나무가 된 어느 부부의 이야기예요.

첫 번째 카드, 태양 — 함께 유치해질 수 있는 사이

궁합 자리에 이 카드가 나오면 저도 웃음이 나옵니다. 19번, 태양 — 78장 중 가장 밝은 카드예요. 그런데 이 카드의 옛 그림을 보면 재미있는 게 있습니다. 300년 넘게 유럽의 표준이었던 마르세유 타로의 태양 카드에는 아이 둘이 나란히 서 있어요. 어른도 아니고, 연인도 아니고, 벌거벗은 아이 둘이 서로에게 손을 얹고 해 아래 서 있는 그림입니다. 화가들은 왜 태양 아래에 하필 아이들을 세웠을까요. 저는 이 그림이 좋은 관계의 첫 번째 조건을 정확히 그렸다고 생각해요. 함께 있을 때 아이가 될 수 있는 사이 — 체면과 계산과 어른의 갑옷을 벗고, 유치한 농담을 하고, 바보 같은 표정을 보여줄 수 있는 사이요. 상담에서 관계의 온도를 물을 때 제가 실제로 확인하는 것도 이겁니다. 그 사람 앞에서 편하게 유치해질 수 있는지, 아니면 계속 잘 보이려 애쓰게 되는지. 태양 아래 두 아이처럼 놀 수 있다면, 궁합의 절반은 이미 채워진 거예요.

장 도달 판 마르세유 타로의 태양 카드 - 두 아이 라이더-웨이트-스미스 덱의 태양 카드
장 도달 판 마르세유(왼쪽, 18세기 초)와 RWS 덱(오른쪽, 1909)의 '태양'. 마르세유 판에는 해 아래 아이 둘이 나란히 서 있다 — 함께 유치해질 수 있는 사이라는, 궁합의 첫 번째 그림. 이미지: Wikimedia Commons, 퍼블릭 도메인

두 번째 카드, 컵의 왕과 여왕 — 같은 사랑, 다른 방식

이번엔 한 장이 아니라 두 장을 나란히 놓아볼게요. 컵의 여왕과 컵의 왕 — 타로에서 마음의 나라를 다스리는 부부입니다. 같은 수트의 왕과 여왕이니 세상에서 가장 잘 맞는 짝처럼 보이는데, 두 그림을 자세히 비교하면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어요. 여왕은 잔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그 안을 골똘히 들여다봅니다. 자기 마음을 열어서 느끼고, 살피고, 그 안에 잠기는 사람이죠. 반면 왕은 잔을 한 손에 든 채 들여다보지 않아요.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 한가운데 옥좌를 두고도 흔들림 없이 앉아, 감정을 느끼되 거리를 두고 다스리는 사람입니다. 같은 컵의 사람들인데 — 그러니까 둘 다 깊은 마음의 소유자인데 — 그 마음을 다루는 방식이 정반대인 거예요. 궁합 상담에서 이 대비는 거의 매번 등장합니다. 한 사람은 말로 풀어야 하고 한 사람은 혼자 삭여야 하는 커플, 한 사람은 바로 화해하고 싶고 한 사람은 시간이 필요한 커플. 그리고 서로 사랑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사랑이 없다는 뜻으로 오해하면서 관계가 상하죠. 이 두 장의 카드가 나란히 하는 말은 이겁니다. 잘 맞는 두 사람도 같은 사람이 아니다 — 같은 것을 품고도, 다르게 표현할 뿐이다.

라이더-웨이트-스미스 덱의 컵의 여왕 카드 라이더-웨이트-스미스 덱의 컵의 왕 카드
RWS 덱의 '컵의 여왕'(왼쪽)과 '컵의 왕'(오른쪽). 여왕은 잔을 들여다보고, 왕은 들여다보지 않는다 — 같은 마음을 품고도 다루는 방식이 다르다. 이미지: Wikimedia Commons, 퍼블릭 도메인

세 번째 카드, 절제 — 궁합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

그럼 방식이 다른 두 사람은 어떻게 함께 사는 걸까요. 세 번째 카드가 그 답의 그림입니다. 14번, 절제(Temperance) — 죽음 카드 편에서 "죽음 다음에 오는 회복의 카드"로 잠깐 소개했던 그 카드예요. 그림 속 천사는 양손에 잔을 하나씩 들고, 한쪽 잔의 물을 다른 쪽 잔으로 흘려보내고 있습니다. 그것도 아슬아슬한 각도로, 쏟아지지 않게, 집중해서요. 이 카드의 이름 절제(temperance)는 원래 금욕이 아니라 섞어서 알맞게 만든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왔습니다 — 포도주에 물을 타서 마시기 좋게 만들던 그 동작이요. 그러니까 타로가 그린 조화의 이미지는, 완성되어 정지해 있는 상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잔의 물을 계속 섞고 있는 동작인 거예요. 그리고 천사의 발을 보세요 — 별 카드의 여인처럼 한 발은 물에, 한 발은 땅에 딛고 있습니다. 이 섞는 일은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의 균형 잡기라는 뜻이죠. 궁합 자리에서 이 카드가 나오면 저는 이렇게 읽어드립니다. 두 분은 원래 다른 물입니다 — 그리고 지금, 섞는 중이시네요. 그 동작을 멈추지 않는 것, 그게 궁합이에요.

라이더-웨이트-스미스 덱의 절제 카드
RWS 덱의 '절제'(1909). 서로 다른 두 잔의 물을 쏟아지지 않게 계속 섞는 동작 — 타로가 그린 조화는 상태가 아니라 동사다. 이미지: Wikimedia Commons, 퍼블릭 도메인

죽어서 나무가 된 부부 — 필레몬과 바우키스

이제 약속한 이야기입니다.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신들에게 사랑받은 영웅도, 신과 결혼한 미녀도 많지만 — 신화 전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부로 꼽히는 것은 뜻밖에도 이름 없는 시골의 가난한 노부부예요. 필레몬과 바우키스입니다. 어느 날 제우스와 헤르메스가 남루한 나그네로 변장하고 마을을 돌며 하룻밤 잠자리를 청했습니다. 부잣집들은 전부 문전박대했죠. 천 곳의 문이 닫혔다고 전해집니다. 그 문들을 다 지나 언덕 위 가장 초라한 오두막에 닿았을 때 — 문이 열렸어요. 필레몬과 바우키스 노부부는 낯선 이들을 안으로 들여 불을 지피고, 가진 것 없는 살림을 다 털어 저녁상을 차렸습니다. 그러다 이상한 걸 눈치채요. 아무리 따라도 포도주 항아리가 줄지 않는 겁니다. 손님의 정체를 깨달은 노부부가 엎드리자, 신은 소원을 하나 말하라 했습니다. 부(富)도, 젊음도 빌 수 있는 자리에서 두 사람이 빈 것은 이거였어요. "같은 날, 같은 순간에 죽게 해주십시오. 서로의 무덤을 보는 일이 없도록." 신은 그 소원을 들어줍니다 — 신답게, 한 뼘 더 아름답게요. 세월이 흘러 어느 날, 두 사람은 서로의 몸에서 나뭇잎이 돋는 것을 보았습니다. 한 사람은 참나무가, 한 사람은 린덴나무가 되어 — 서로 다른 두 종의 나무가 한 뿌리에서 자라 가지를 얽은 채 — 그 자리에 오래도록 서 있었다고,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가 기록해 두었습니다.

이 신화의 마지막 장면이 오늘 이야기의 결론을 대신해 줍니다. 신이 두 사람에게 준 영원은 같은 나무가 되는 것이 아니었어요. 참나무는 참나무로, 린덴은 린덴으로 — 끝까지 서로 다른 존재인 채, 가지를 얽는 것이었습니다. 태양 카드의 두 아이도, 컵의 왕과 여왕도, 절제의 두 잔도 전부 같은 말을 하고 있죠. 궁합의 완성형은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, 다른 채로 얽히는 것이라고요.

그래서, 저희 잘 맞나요

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갈게요. 두 분은 잘 맞을까요. 정직하게 — 어딘가에 적혀 있는 궁합 점수 같은 것을 카드가 조회해 주지는 않습니다. 애초에 그런 성적표가 있다면 이상하잖아요. 같은 두 사람도 어떤 시절엔 기막히게 맞고 어떤 시절엔 사사건건 부딪히는데, 정해진 점수가 그걸 설명할 수는 없으니까요. 대신 카드가 비춰주는 것은 세 가지 질문입니다. 그 사람 앞에서 유치해질 수 있는지(태양), 사랑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사랑이 없다는 뜻으로 오해하고 있지는 않은지(컵의 왕과 여왕), 그리고 두 사람이 지금도 섞는 동작을 멈추지 않았는지(절제). 이 세 가지가 살아 있는 관계는 — 궁합이 좋아서 잘 지내는 게 아니라, 잘 지내는 방법을 알아서 궁합이 좋아지는 중입니다. 천 곳의 문이 닫힌 마을에서 단 하나 열렸던 그 문처럼, 궁합은 타고나는 값이 아니라 매일 여는 문에 가깝더라고요.

신이 가장 사랑한 부부에게 준 선물은 같은 나무가 되는 것이 아니라, 다른 두 그루인 채 가지를 얽는 것이었습니다 — 궁합 타로가 보여주는 것도 점수가 아니라, 지금 두 사람이 섞는 동작을 멈추지 않았는가 하는 것입니다.

EVELY'S NOTE

두 분이 함께 오신 상담에서 제일 좋은 순간은, 카드를 보다가 서로 마주 보며 웃으실 때입니다. "너 진짜 이렇잖아" 하면서요. 다름을 확인하고도 웃을 수 있다면, 그 궁합은 이미 좋은 겁니다. 이 글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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